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비문증(飛蚊症)이 생겼습니다.2024-04-17 15:59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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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飛蚊症)이 생겼습니다. 


2주 전에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눈에 무언가 묻어 있어서 털어버리려고 했는데 털어지지가 않았습니다웬일인가 싶어 다시 눈을 비볐는데 사라지지 않아 깜짝 놀랐습니다묻은 것이 아니라 눈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 것이었습니다너무 불편해 다음 날 안과를 찾았더니 들어보지 못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비문증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눈의 노화나 고도 근시를 갖고 있는 자에게 종종 나타나는 증상인데 날 파리 같은 것이 눈에서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증상이기에 비문증(飛蚊症)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명을 의사에게 들었습니다중요한 것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이 증상이 나타난 이후 상당한 불편함이 있어 활동하는 데 힘들었습니다헌데 한 주가 지나고 나니까 또 그런 대로 버틸만해져서 잊으려고 하는데 힘이 들긴 듭니다.

의사 왈 치료 방법이 딱히 없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면 어떤 사람들은 사라지기도 하고또 감각이 무뎌져 없는 것처럼 생활하기도 하니 견뎌보라는 말이 참 난감했습니다다만 이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곧잘 망막 유리라는 큰 병으로 발전될 수 있으니 약 3주 동안 민감하게 눈을 관리해야 한다는 협박성(?) 발언도 들었습니다.

주중에 목회자 모임이 있어서 교제하는 시간에 지인 목사님들 중에도 이미 이 증상이 나타난 지 오래라며 오히려 저에게 목사님은 늦게 나타난 거라고 농을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위로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근래이모저모의 육체적인 나약함이 몸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지 급격히 심신이 다운되는 느낌이 들어 우울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생체적인 순환의 과정에 겪어야하는 수순이라 자위하면서 내심 에두르려고 합니다.

금년 여름너무 힘든 계절을 보냈습니다사역은 사역대로목양의 과정에서 더 지치게 하는 인간관계로 인해 몸도 마음도 번-아웃 직전이지만 그래도 부족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는 교우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는 지금 다시 한 번 옷깃을 추슬러 봅니다어제 사택 베란다에서 설교 준비를 하다가 석양의 뒷자리에서 보였던 노을이 정말로 아름다워 설교 준비를 잠시 중단하고 그 풍광이 사라질 때까지 감상하고 만끽하면서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노을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이제 제 삶의 사이클이 가을 녘이라 그런가봅니다ㅎㅎ그래도 비문증은 참 힘이 드네요교우들의 중보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