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예쁘게 삽시다.2024-04-17 17:32
작성자 Level 10

작고하신 박완서 선생께서 이렇게 쓴 글을 보았습니다.

포대기 끝으로 나온 아기 발바닥의 열 발가락이 세상에 예쁜 것’ 탄성이 나올 만큼아니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예뻤다.” (세상에 예쁜 것, p,83)

선생은 이 예쁨을 너무나 간직하고 싶어 산문집의 이름을 세상에 예쁜 것이라고 명명할 정도였습니다그러고 보면 사람은 본성적으로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동의하며 마음을 전합니다예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내가 며칠 전에 저에게 조금은 짜증 섞인 톤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 사람 도대체 누구에요!”

듣고 보니 저와 아내가 속해 있는 모 공동체의 여성 회원 이름이었습니다호명된 이 분은 단체 톡에 정말로 때를 가리지 않고 글을 올리는 분입니다속해 있는 단체에 이런 저런 소식을 알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문제는 글을 올리는 시간입니다어느 경우에는 새벽에또 어떤 경우에는 밤 11-12시가 보통입니다새벽과 늦은 심야 시간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상식이라는 단어를 말하기 전에 상대에 대한 무례입니다이 무례함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보통의 담대함을 갖고는 행할 수 없는 일이기에 저는 비난을 무릅쓰고 지적인 아닌 그 단체 톡에서 탈퇴하기로 마음을 먹고 빠져 나왔지만아내는 본인마저 빠져 나오면 비난의 강도가 공동체에서 너무 극심할 것을 예상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남아 있기로 했기에 이 사달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신경을 곤두서게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 일 때문에 소식 받기를 무음으로 세팅했기는 했지만 화면에 뜨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내도 근래에는 심각하게 탈퇴를 고민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런 무례의 예는 또 있습니다어느 경우단체 톡에 공동체의 공지 사항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추구하는 이념을 주입하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행하는 일입니다실례로 태극기 부대의 무차별한 공지였습니다자유민주주의라는 체계란 다양한 생각 속에 견제와 그 견제에 따른 또 다른 견제가 서로 긴장하며 발전해 나가는 기본적인 체계라는 정도는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문제는 이런 견제가 친교의 모임이나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모임에서 비상식적으로 강제된다는 점입니다이런 행위는 전형적인 폭력이요무례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찍이 풀러 신학교 총장을 역임한 리처드 마우 박사가 이렇게 갈파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공적인 의에 대해 온유한 관심과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계신다그러므로 그 공적인 의를 이루려는 우리의 노력은 신중해야 한다.” (무례한 기독교,pp,46-47)

예쁘게 사는 삶이 무엇일까저는 박완서 선생께서 말한 소박한 일상의 예쁨을 소개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오늘 목회 칼럼에 이 글을 남겨 봅니다.

예쁘게 산다는 것은 무례히 행치 않는 것입니다.

사순절이기에 더 더욱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