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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내가 사랑한 시편2024-06-05 18:41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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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은이 존 스토트
ㆍ출판사 포이에마
ㆍ작성일 2013-01-17 12:40:04

 

 

 

책소개

존 스토트의 『내가 사랑한 시편』을 읽고, 포이에마 간, 2013년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악인들이 내 살을 먹으려고 내게로 왔으나 나의 대적들, 나의 원수들인 그들은 실족하여 넘어졌도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

시편 27:1-3절의 노래다. 만약에 이 시가 다윗의 작품이라면 이 시는 아들 압살롬의 반란으로 인해 쫓겨나는 비극적인 시기에 다윗이 부른 믿기지 않는 노래이며 찬양임을 인정하는 데 저자는 주저하지 않는다. 존 스토트의 담대한 역설을 읽다가 느낀 소회는 이렇다. 아마도 시편에 담겨 있는 노래들의 위력은 다음과 같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음이 확실하다. 얄팍한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신비로운 신앙고백들 말이다.
한세대 구약학 교수인 차준희 박사는 자신이 쓴 『시편 신앙과의 만남』이라는 책에서 시편 30편을 분석하면서 S. Terrien 의 글을 인용했다.
“자만이란 하나님의 임재(Divine presence)를 한 순간에 하나님의 부재(Divine absence)로 만들어 버린 진원지이다.” (차준희, 『시편 신앙과의 만남』, 대한기독교서회, 2004, 207쪽)
그렇다. 시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부재는 가장 치명적인인 병이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글을 읽다가 성서 안에 살고 있었던 시편 기자들의 삶의 정황들에서 그들이 ‘하나님’이라는 신앙의 지존과 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는가를 새롭게 새겼던 시간이었다. 나는 목회자로 사역하면서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그 간극이 얼마간의 거리 간격을 두고 있는지 성찰했다.
존 스토트가 시편을 이해하는 영성도 아마도 이런 맥락과 크게 차이가 나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복음주의적인 시편 해석의 압권은 ‘하나님을 봄’ 이라는 고집에서 전혀 이탈하지 않는다.바로 이 점이 왠지 모르게 독자인 나를 행복하게 했다.
예컨대 시편 1편을 ‘성령께서 쓰신 서문’이라고 해석한 히에로니무스의 의견을 지지하면서 저자는 성령께서 개입하지 않고서는 이런 류의 위대한 찬양들이 탄생할 수 없음을 단언한다.
성령 하나님의 ‘봄’을 기초로 진행한 그의 글은 시편 8편을 인간학적인 차원에서 해석함으로 인간의 보잘 것 없음을 전제하지만 그 보잘 것이 없는 인간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 하나님은 그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창조하셔서 도리어 그 인간에게 당신의 영역에 대한 가꿈과 위임을 허락하셨다고 해석했다.이렇게 시 해석을 함에 있어서 주인공이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스토트의 영적인 고집은 존경 받을 만하다. 스토트의 고집은 이어진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해 있는 시편 23편에서는 나의 삶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계신 하나님, 전술한 시편 27편은 전적인 지원자이신 하나님, 더불어 시편 121편에서 나의 파라클레토스 되신 하나님 등등을 소개함으로써 독자인 나에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지 못하도록 압제했다. 시편의 하나님에게 이렇게 집중하게 한 스토트만의 숨 가쁜 탁월한 기치들은 탁월했다. 실제로 이 책과 함께 연애하면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존 스토트의 해석된 시편의 하나님을 읽는 동안에 하나님은 최고의 가치를 가지신 나의 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쉬운 언어로 그렇지만 결코 천박하거나 절대로 가볍지 않은 최고의 영성을 토대로 써내려간 존 스토트가 사랑한 시편을 접하면서 앞서 소개한 차준희 교수가 “시편은 인간의 희노애락이 하나님 앞에서 모두 표현된 영혼의 해부학이다.”라는 표현에 동의함과 동시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의 노래의 근거가 되는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심에 또 한 번 전율하는 심연의 울음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었다. 이 행복이 나만의 행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함께 공간하는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행복 전도사가 되어 이 행복을 공유하기 위해 지체들과 나누고 싶어 2013년, 나와 함께 한 5번째의 책을 소개하며 추천하고자 한다.

2013년 1월 17일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