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이 세졌습니다. 세인 지체들의 건강함과 승리를 기원합니다. 사실은 강지숙 전도사를 성결교단으로 보낼 때 내가 과연 14년을 데리고 함께 동역했던 부교역자가 없이 버텨낼 수 있을까를 목도할 때, 눈앞이 캄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무행정에 관하여는 지금까지 강 전도사만큼 거의 완벽하게 사역을 감당한 부교역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강지숙 전도사가 떠난 지 1년, 설사가상으로 고승우 전도사까지 사임한 이후 4개월이 지난 작년 12월, 적어도 저는 멘붕 상태라고 말할 정도로 어지러웠습니다. 새벽송 준비, 성탄절, 그리고 송구영신예배로 이어지는 사무행정과 사역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오늘 실시되는 사무총회준비 등등은 거의 절벽과도 같은 담으로 저에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결론, B⁺입니다. 나름대로 선방한 것입니다. 문서 작성과 만들어내야 할 책자 정리 등등은 강전도사가 시무할 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주보는 조상국, 김문숙집사의 동역으로, 예배 콘티에 대한 영상 자막과 세팅은 권미숙, 정은영집사의 헌신으로, 다음 세대의 예배는 이선영, 김명한, 정승철 집사의 아름다운 동역으로, 그리고 연말에 드려진 각종 예배는 많은 교우들의 솔선수범한 준비로 선방한 것입니다. 교우들의 합력하는 모습으로 인해 드려진 연말 사역은 이전 부교역자들이 감당하던 때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럼에도 F 학점이 아닌 B⁺ 정도라고 제 스스로 점수를 매길 수 있어서 감사의 조건이 될 만하다고 여길 정도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교역자 부재 속에서의 사역이라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 스스로 느낀 여러 소회 중에 하나는 스스로 맷집이 강하지고 있다는 체감 효과입니다. 성탄 주보를 제작하고, 송구영신의 과정을 세팅하고, 사무총회를 준비하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사역들을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결국,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며, 상황적 그림자에 대한 최적의 적용 동물이라는 사회학자들의 지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제 스스로가 그런 느낌을 근래 들어 더 절감하는 것을 보면서 우스갯소리로 맷집이 견고해 지는 듯한 아이러니한 감정이 저에게는 있습니다. 이러다가 그냥 버텨볼까 하는 마음도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그래도 한 마디는 해야 하겠습니다. 맷집이 세다고 KNOCK OUT이 안 되는 게 아니기에 하나님께서 이제는 신실한 일군을 보내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오늘 사무총회를 마치면 그래도 한 숨은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사랑하며 달려온 지체들에게 다시 한 번 수고하셨다는 격려의 인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탁하나, 담임목사의 맷집이 세졌다고 막 부리지는 마십시오. 이제 저도 내일 모레면 이순(耳順)이라.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