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저, 고민하는 힘, 이경덕역, 사계절, 2012년.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읽으면서 젊은이들이 부러웠다.
내가 청춘이었을 때 이런 글을 써주었던 선생님이 잘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로 부러웠다.
지난 주간, 강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을 읽었다.
읽는 내내 중년이 된 내가 행복했다.
아직도 글을 읽으며 흥분할 수 열정이 있어서 말이다.
“늙어서 최강이 되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말은 적지 않은 흥분을 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강교수는 또 역설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궁극적인 공포는 바로 ‘죽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의 힘’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실로 그렇다.
젊은이들이 느낄 수 없는 바로 그 힘이 노인에게 있기에 노인을 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
강상중 교수는 이런 방법으로 글을 전개하면서 중요한 논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적어도 이 정도의 힘을 얻기 바란다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민을 부정적인 스펙트럼으로 해석하지 않고 긍정의 스펙트럼으로 조망한 것이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경계인의 삶을 살아야 했던 강상중 교수는 정체성의 혼란의 시기에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지적인 아이덴티티 구축을 도와주었고 성장을 가져오게 한 막스 베버의 이론과 일본의 생각하는 지식인 나쓰메 소세키의 일련의 소설들을 병행하여 해석하면서 인간의 각종 테마들인 자아 정체성, 돈, 지식, 청춘, 믿음, 노동, 사랑, 늙음과 죽음에 대하여 고민할 것을 제시한다.
강 교수의 위력은 각종 테마에 대하여 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히 본인만이 갖고 있는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답을 독자들이 고민하면서 찾으라고 역설한다.
목회를 하는 목사인 나에게 특히 주목했던 테마는 믿음에 관한 테마였다.
강교수는 믿음에 대하여 불가지론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에게 있어서 믿음이란 ‘확신할 수 있는데 까지’의 고민이다.
불가지론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자가 갖고 있는 당연한 결과라고 인정한다.
그래서 믿는다는 것은 결국 그 어떤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믿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강상중교수가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나하고는 같이 갈 수 없는 갭이 있음을 인지했다.
동시에 바로 이 대목이 오늘을 사는 목사가 극복해야 할 지적인 담들이다.
그래서 목사는 인문학적인 실력을 쌓아야 한다.
놀면 안 된다.
무섭게 노도와 같이 달려오는 인문학적인 무신론을 극복할 수 있는 기독교 신학적인 전문적인 실력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속적 가치는 강력하다.
날마다 고민한다.
사정이 이렇기에 그리스도인들이 고민하지 않는다면 가장 가치 있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까지 얼마 있지 않아 세속적 가치에 함몰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것이 고민하는 목회자,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할 타당성이며 놓치지 말아야 하는 귀중한 이유이다.
요즈음 레미제라블의 OST에 흠뻑 빠져 있다.
글을 쓰는 이 시간, 영화에서 판틴 역으로 열연했던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가 부른 ‘I dreamed a dream.'이 잔잔하게 울려나온다.
꿈을 꾸어야지. 생각하는 교회와 성도와 내가 되기 위하여!
강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 일독을 권하는 양질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