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산둥수용소 다 읽었어요. “목사님, 산둥수용소 오늘 다 읽었어요. 너무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책 읽는 기쁨을 누리며 행복한 나날입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 권사님이 제게 남긴 톡 메시지입니다. 몇 달 전에, 제가 추천한 시카고대학의 교수로 재직한 랭던 길키(Langdon Gilkey)가 쓴 ‘산둥수용소’를 다 읽고 난 뒤에 그 감격에 겨워 보내준 문자 메시지입니다. 글을 읽고 서재 잘 보이는 곳에 꽂혀 있는 책을 꺼내 다시 훑어보았습니다. 『목사인 나는 랭던 길키의 이 작품을 왜 지금에야 읽었을까 못내 속상했다. 그리고 아쉬웠다. 길키의 경험 속에 배태된 종교윤리학적인 사유와 성찰 그리고 지성적 분석은 압권이다. “불안정한 삶을 경험하면서 배운 가장 기묘한 교훈은 원하지 않던 상황이 파괴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창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p,448) “궁극적인 인간의 헌신이 자신에게 집중된다면, 우리의 삶은 오히려 공동체를 파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불의와 잔인성을 일으키지 않는 궁극적인 헌신이 존재한다. 오직 하나님 안에만 영원한 의미가 존재한다. 하늘이나 땅 위의 어떤 것도 그 의미로부터 우리를 떼어내지 못할 것이다.” (p,449) 난 작가의 이 마지막 프롤로그를 읽다가 울어버렸다. 감동은 그렇게 눈물로 매듭짓게 하였다. 2014, 11월 14일 오후 4시 3분.』 다시 집어 든 내 책에 기록된 독서 후기 사족을 보니 그 때의 감격으로 인해 새삼스럽게 다시 마음을 뜨거워졌습니다. 근래 들어 누군가에게 좋은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동시에 저의 이런 행보와 관심을 가져 주는 지인들도 늘어나고 있어 더 더욱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교롭게 지난 주간 존경하는 선배 목사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출간한 저의 졸저 세 권을 소개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 목사로 살면서 제가 함께 읽으며 받았던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을 방송을 통해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강의 시간에 학교에서는 제자들에게 목회자 후보생들로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조금 더 강하게 강조합니다. 선생을 잘 따라오는 몇 명들에게는 거룩한 욕심이 생겨서 금년 독서 목록 중에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20권의 책을 선정해서 전해주며 공유토록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경험하면서 느끼고 있는 사역 중에 목회자로 하여금 가장 지성적 영성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독서보다 좋은 게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직업병의 일환으로 그런 일에는 더 열심을 내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의 설교 영상을 듣다가 인용하시는 책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산둥수용소를 다 읽어서 다음에는 달라스 윌라드의 ‘잊혀진 제자도’에 도전하려고 해요. 그래서 구입해 놓았어요.” 앞서 소개한 지인 권사님의 전언을 들으면서 이럴 때 목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것은 이론으로는 잘 설명이 안 되는 감동의 절정입니다. 부족한 사람의 세 번째 졸저인 ‘시골목사의 목양심서’의 들어가는 말에 소개한 공자의 글을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나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두 번째의 앎에 도전하며 나아가는 이 기쁨으로 만족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동시에 네 번째 부류에는 절대로 속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이가 최상이고, 후천적으로 배워서 아는 이가 그 다음이고, 살다가 어려움을 겪고서 배우려는 이가 또 그 다음이다. 살다가 어려움을 겪고서도 배우려고 하지 않으니 앞뒤 꼭 막힌 인민이 가장 아래다.”(신정근, “논어”, 한길사, 2014,p,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