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신천지 집단으로 인한 코로나 광기가 극에 달하던 때, 아내가 참다 참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마음으로 순교적 각오로 목욕탕을 다녀왔다. 목욕을 다녀 온 아내가 아주 상심한 마음으로 목욕탕에서 경험했던 내용을 전언해 주었다. 아내가 다녀온 목욕탕에는 주인인 양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터줏대감 마냥의 아낙네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무심코 이렇게 말했단다. “오늘 새벽예배에 갔다고 곧바로 이곳으로 왔다고.” 순간, 그 동안에 같은 목욕탕에서 같은 집단으로 교제하던 아낙들이 아주 매서운 모습으로 그 여인을 이렇게 몰아세웠노라고. “새벽에 교회를 갔다 왔으면 자가 격리하는 마음으로 집구석에 들어가는 양심이 있어야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왔느냐.”고 무섭게 핀잔을 주는 바람에 그 아낙은 얼굴을 붉히며 그 자리를 떠나는 광경을 본 아내가 참 마음이 무거웠다고. 경남에서 목회하는 참 훌륭한 후배가 몇 주 전, 페북에 올린 내 글을 보고 SNS로 문자 하나를 보냈다. “형님! 예배 한 시간 그것도 마스크 착용 손세정제하고, 열 체크하고 들어가서 예배드리는 것을 공격하면서 출판사 업무는 스톱 안 하네요. 백화점도, 식당도, 관공서도 말입니다. 외부야 그렇다손 치고 내부적으로 소위 지식인인척 하는 고상한 목사들과 교인들은 살판났습니다. 교회부흥이 숫자로만 평가받을 수 없지만, 그래도 숫자가 있어야 주의 일을 할 수 있는 한국 교회 현실에서 몇 안 되는 교인들 데리고 목회하면서 지칠 대로 지쳐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위로와 격려는 못할망정 물 만난 물고기 모양으로 주일예배 드리는 교회들을 전부 패대기치는 그들의 작태가 심히 염려되고 화도 납니다.” 후배의 글을 읽으면서 목사로 지금의 형국을 살아내며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아픔의 내용들이 담긴 채로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진 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 지난 주간, 공무 때문에 외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아내와 타 지역 식당에 들어갔다가 마음을 다스리는데 한참 걸린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 정오 뉴스를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밥을 먹을 때 식사기도를 하는 우리 부부를 보아서 그랬는지 이유는 불투명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핏대를 세웠다. “교회가 말을 너무 안 들어요. 그냥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징글맞게 안 들어요. 징글맞게. 나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지만 꼭 예배당에 나가야 믿는 건가. 국가에서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말도 더럽게 안 들어요.” 식사를 하던 장소가 제천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었다. 그녀가 내 정체를 몰라서. 아주 오래 전, 사무엘상에 기록된 다윗과 골리앗 전승 스토리를 읽다가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기에 앞서 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던 큰형 엘리압이 던진 말의 폭력에 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 “큰형 엘리압이 다윗이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은지라 그가 다윗에게 노를 발하여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양들을 누구에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삼상 17:28) 근래 들어 나 역시 힘든 것은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는 목사들에게 마치 코로나 19 사태를 남의 동네 불 구경이나 하는 무지한 자로 몰고 가는 교회 안에 있는 엘리압의 폭력이다. 이제 4주차로 젖어든 온라인 예배로 인해 심장이 헤질 데로 헤진 심장을 더 파헤치는 엘리압들의 싸늘함이 무섭고 또 무섭다. 유대인 철학자 아브라함 죠수아 헤셀이 말한 것이 너무 선명하게 남아 있다. “Faith is faithfulness.”(“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한국기독교연구소,p,198.) 부탁한다. 한국교회를 목회하는 건강한 신학을 견지한 목사들은 엘리압들이 무자비하게 공격할 정도로 비상식적이나 몽매하거나 폄훼를 받을 정도로 하치 인생들이 아니다. 나름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려 현장에서 성실하게 사역하는 사람들이다. 목회 현장에서 울고, 엎드리고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교회 밖에 있는 골리앗들의 몰상식한 폭력하나만으로도 당하는 상처는 싸매기도 버겁고 과하다. 교회 안의 엘리압들이여! 제발, 부탁한다. 폭력을 멈추어주기를 바란다. 피 말리는 목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목사들에게 영적 나르시시즘에 빠진 무지한 자라는 식으로 돌멩이는 그만 던져주기를 부탁한다. 제발, 제발,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