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목요일 성서일과 묵상 Let it be 오늘의 성서일과 시편 80:7-15, 예레미야 2:14-22, 골로새서 2:16-23, 시편 19편, 출애굽기 23:1-9 꽃물 (말씀 새기기) 골로새서 2:16-17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마중물 (말씀 묵상)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번역으로 오늘 성서일과를 읽어 보았다. “그러므로 음식, 예식, 축제일과 관련된 세부 조항들로 여러분을 압박하는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그 모든 것은 장차 올 것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일 뿐입니다. 실체는 그리스도이십니다.” 빼박이다. 구어체로 기록된 성경 구절을 어쩌면 이렇게 기막힌 성찰을 하며 탁월한 신학적 해제를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유진 피터슨이 왜 목사들을 위한 목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지 알게 해준다. 나 역시 목회자로 서서 35년을 달려왔는데 순간순간, 비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라는 유혹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것은 대단히 매력적이어서 눈만 감으면 참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목사에게 있어서 교회 부흥이라는 화두만큼 매력적인 유혹이 또 어디에 있으랴! 돌이켜보면 비본질적인 내용들을 추구하고 그것을 본질이라고 속이고 그것을 따라가는 신앙생활을 하면 목회에 대박이 터지게 되니 앞뒤 가리지 말고 그 길로 진입하라고 달콤하게 속삭이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잘했다. 그 소리에 넘어가지 않은 오늘이. 그 덕분에 교회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부흥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음식, 예식, 축제일에 목을 걸지 않은 목회를 선택한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다. 그렇다. 실체는 그리스도 예수뿐인데, 그 실체가 아닌 껍데기를 추구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막이 되어주시고 끝까지 본질이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게 해 주신 하나님께 백골난망 감사를 드린다. 소아시아 성지순례 기간, 골로새 교회 터를 방문했었다. 녹슨 표지판 하나가 이곳이 골로새지역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 아무런 교회의 흔적이 없는 황량하고, 황폐한 땅 골로새를 보면서, 실체이신 예수그리스도가 아닌 음식, 예식, 축제일과 같은 비본질에 목을 건 교회와 신자의 종말이 어떤지를 가르쳐주는 울림을 듣고 왔다. 오늘, 내가 섬기는 교회가 골로새 교회가 되지 않도록 남은 목회 여정에도 목을 건다. 서재에 비틀스의 “LET IT BE”가 울려 퍼진다. 이런 생각이 든다. 비틀스는 그렇게 노래했지만, 교회가 방향성을 잃고 있는 오늘의 모든 이들에게 “그래, 잘 하고 있으니까 그냥 그렇게 살아. 내가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 막 살아. 그래, 내버려 둘 테니 네 마음이 가는 대로 마음대로 살아!” 라고. 과연 옳은 일인가를 되돌아본다. 골로새 지역의 황량한 벌판이 내게는 아직도 눈에 선한데. 두레박 (질문)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 세인교회는 잘 걷고 있는 것일까? 손 우물 (한 줄 기도) 무감각, 무감동, 무관심, 무능력, 무지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제발. 나비물 (말씀의 실천) 예수 그리스도만 보도록 노력하자. 내 삶의 여백에서 이 본질 외의 다른 것의 소리를 듣지 않도록 치열하자. 하늘바라기 (중보기도) 하나님, 오늘 항암 투병 중인 지체가 항암 스케줄을 마치고 나서 찍은 CT 결과가 나오는 날입니다. 지체가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