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앨범

제목왜 이리 묶였지?2024-06-05 17:57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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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교묘하게 유시민의 최근 작()인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돌베개 간와 아브라함 죠수아 헤셀의 걸작인 예언자들-삼인 간을 교차로 독서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유 작가는 대단히 냉소적인 무신론자고아브라함 죠수아 헤셀은 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유대인 철학자이자 유대 종교 신학자다.

인문학이 그런 노력(과학과의 통섭 노력)을 게을리 하거나 거부한다면중세 기독교 신학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의 집합으로 전락할 수 있다현대 신학을 인문학으로 인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그러나 유럽 중세 신학을 인문학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유럽 중세 신학은 성서문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학문 연구를 탄압하고 사람을 불태워 죽인 행위를 정당화했다그런 이념 체계를 인문학으로 인정할 수 없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39)

이성을 무시한 종교의 무지와 독선그리고 폭력을 휘두른 것에 대한 철저한 후세의 응징처럼 다가왔다더불어 유 작가의 대단히 시니컬한 비평에 대해 유구무언 할 수밖에 없는 수치스러움이 잠시 임했다하지만 극도의 예의를 갖춘 모양새이기는 했지만그가 말한 또 하나의 갈파에서 역설적으로 표현 때문에 감사(?)가 밀려왔다.

현대 신학을 인문학으로 인정해야 할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다시 피력하지만 예의를 갖춘 듯한 신학에 대한 폭격이다그가 갖고 있는 무신론적인 사유와 사고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요 절제된 공격이다.

아브라함 죠수에 헤셀이 이렇게 말했다.

예언자가 계시를 본 것은 단순히 경험하는 행위가 아니라 경험의 대상이 된 행위라는 사실인류에게 보낼 사람을 찾으시는 그분에 의해서 노출되고 부름을 받고 압도당하고 사로잡힌바 된 것이라는 사실이 아마도 그가 본 계시임을 보여주는 표징인 듯하다여기서는 하나님이 인간의 경험 내용이 아니라인간이 하나님의 경험 내용이다.”(예언자들, 600)

소름끼치게 하는 철학적신학적 사유다정말로 숨소리를 죽이게 하는 성찰이다.

유 작가가 이렇게 비유했다.

나는 누구인가나는 뇌다.”(48)

그 뇌 과학적인 연구 결과로 밝힌 뇌의 정체에 열광하는 자가 하나님이 인간 경험 내용이 아니라인간이 하나님 경험 내용이라는 성찰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다대단한 지성을 무기로 수많은 사람들을 논리로 열광시키는 내용들조차 하나님께서 사유하심의 결과물이라는 헤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감동을 준다.

엄청난 비가 내리는 수요일 오후 서재두 개의 책을 함께 병행하여 읽는 재미와 도전무척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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