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제목광장2024-06-10 15:28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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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은이 최인훈
ㆍ출판사 문학과 지성사
ㆍ작성일 2015-01-22 15:44:36

 

 

최인훈의광장’(문학과 지성사 간)을 읽고

 

왜 교회가 교회일까?‘교회는 교회일 때 교회기이기에 교회이기 때문이다.’이렇게 대답하면 말장난이라고 돌팔매질을 당할까그래도 할 수 없다교회는 교회이기 때문에 교회이다목사로 산 지 23년째를 맞이한다이제 목사라는 삶으로 외곬의 길을 그 세월동안 걸어서 와서 그런지 근래 들어 목사라는 성직의 권위가 땅에 추락할 대로 추락한 시점에서 더 더욱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있다그것은 교회의 본질이다교회라는 단어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라는 테제를 떠나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음을 더 절감한다교회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삼은 바로이다그래서 교회는 바로와 의 모임이다보이는 휘황찬란한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 바로 이 신앙의 고백을 하는 자들의 거룩한 모임이란 말이다이것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건물로 교회를 정의하다 보니 교회가 바른 신학의 길을 가지 못하는 일탈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가 싶다그러기에 앞으로 펼쳐질 교회 공동체의 줏대는 교회가 보이는 교회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교회의 정체성을 갖고 나아가는 일관성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에게 있어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인간으로서의 삶의 정체성이 아닌가 싶다인문학에서 흔히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갖고 있어야 그 사람이 바로 사람다운 사람이 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그래서 작가 조정래는인문학의 본질을 자아 찾기라고 정의하면서 그것은 왜어떻게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하는 삶의 길 찾기라고 갈파했는데 동의했다허나 이것을 알지 못하기에 의붓딸을 성폭행하여 살해하고 또 내연녀를 무참히 살해해도 전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알지 못하는 사이코패스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4살 된 아이를 음식을 흘린다고 폭행하고 2살 된 아이가 징징댄다고 여성용 레깅스로 묶어 가두는 경악할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형극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싶다이런 차원에서 인간은 내가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항상 성찰하고 사유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함이 당연하다.

최인훈 작가의광장을 늦깎이 수험생 마냥 만났다사실 이 책은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았다많은 사람들이 이미 접한 책이지만 지성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사람이 이 책을 아직도 접해 보지 않았어라는 채근을 달게 받으며 속죄의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외세에 의해 의도하지 않게 분단된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민족의 아픔들을 독서하는 내내 가슴 절절하게 느끼며 읽었다나는 글을 읽는 동안 이명준이 되어 있다는 착각으로 소리 없이 집중했다분단이 막 이루어지는 비극의 시절 남한이라는 장소적인 틀에 살았던 이명준그러나 친부가 월북하는 바람에 자기기 속해 있는 영토에서 빨간색을 취급되어 이유 없는 폭력에 시달려야 하는 고통을 피해 아버지가 있는 북한으로 월북하여 또 다른 극단의 세계와 접해 살지만 그러나 그 땅에서도 남한의 자본주의라는 밀실을 통해 자행되는 여러 병폐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당 중심의 코뮨 이데올로기로만을 강요하고 포장 씌우는 광장을 경험하면서 억누르기 힘든 체제의 불합리에 괴로워하며 이념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이명준을 나는 감쌌다남도 북도 이명준에게는 지옥이었다. 6.25 전쟁이 발발하여 인민군 장교로 전쟁에 나아가지만 그에게 전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미친 전쟁이었다휴전이 되고 전쟁포로가 된 이명준은 광장의 북한도밀실의 남한도 택하지 않고 제 3중립국을 선택하여 인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싣는다그러나 인도는 또 그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문에 괴로워하며 결국은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한다시대의 스케이프고트(희생양)인 이명준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 번 목사로서 왜 이 땅에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다시금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이데올로기라는 우산 앞에서 언제나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그러기에 그 인간이 속고 있는 이데올로기라는 공허함 속에서 그 인간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영적 광장으로 초청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자가 목사가 아닌가 싶었다성육신 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만이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는 지혜를 심어주기 위해 이 땅에서 목사로 살아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오늘 이 땅에는 아쉽지만 제 2의 이명준제 3의 이명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아픔이 존재한다그들을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지성적 신앙을 추구하는 세인 지체들에게 2015년 추천하고 싶은 담임목사의 6번째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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