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문숙 물처럼 내 모양 주장하지 않아도 당신이 원하는 모양대로 뜻하시는 그릇에 담기기를 소원하는 순종의 물처럼 살 순 없을까
그늘지고 외로운 곳 닿는 자리마다 더러운 대는 씻어주고 아픈 곳은 어루만지며 핥아주고 머무르지 않고도 사랑해 주는 냉철함과 장애물을 만나서도 절대로 다투지 않고 휘돌아 나가는 슬기로움과 폭풍우를 만나서도 슬피 울며 퍼져 있는 대신에 밑바닥까지 뒤집어 나도 모를 생의 찌꺼기까지 퍼올려 인생을 정화시키는 방법을 깨달을 순 없을까
물처럼 소리 없이 흐르면서도 나를 조금씩은 나누어 땅 속에 스며들게 하여 싱싱한 생명을 키우게 하며 나를 조금씩은 증발케도 하여 아름다운 구름으로 노닐다가 나의 소멸이 훗날, 단비로 내려지듯이 나의 작은 헌신이 큰 생명나무를 가꿀 수는 없을까
詩 김소엽
멀리서 늘 잊지 않고 기도 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