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에 엘레이손!
청정도시라고 자부하던 제천에 코로나 19가 강타했다. 오늘까지 193명, 제천 인구가 140,000여명 정도인데 결과적으로 인구대비 100명 1,2명이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어떻게 하다가 청정도시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를 추적하고 원인 파악을 할 만큼 지금 뒤돌아볼 여유가 없다. 거리는 적막강산이고, 점포들은 거의 셧-다운이고, 시민들의 기상도는 말 그대로 저기압의 한 복판에 있다. 교회는 11월 25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을 때 선제적 조치로 금년 들어 세 번째 전예배의 온라인 실시간 예배로 전환했다. 비대면 예배의 후유증은 나중 문제다. 목사에게 있어서 교우들의 건강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것은 없기에 많은 고뇌가 있었지만 교회 문을 닫았다. 사정이 이런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은 어제까지 제천에서 교회발로 확진자가 생긴 곳이 세 곳이다. 한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동선을 속여 고발까지 당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정이 이러니 제천에 소재하는 교회들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대하는 느낌은 대단히 호전적인 상태다. 목사가 방어할 내용이 별로 없다. 거의 멘붕이다. 지난 주일, 시청에서 1,2부 예배 시간에 번갈아 5번이나 감시 차 방문했다. 정말로 모범적인 선제 조치를 하고 있는 우리 교회의 상황이 이러니 타 교회의 상황은 안 봐도 비디오다. 아침마다 확진자 발생현황과 동선이 공개된다. 폰에서 울리는 알림음이 신호를 할 때마다 경기(驚氣)할 정도다. 혹시나 모를 섬기는 교회의 지체들이 아플까봐, 해당될까봐 심장이 털컹한다. 코로나가 주는 여럿 신학적인 의도와 의미에 대하여 균형 있는 성찰하기 위해 지난 1년 몸부림쳤다. 혹시나 모를 세간의 비난에 대하여 조금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고 몸을 사렸고 숨소리도 최대한 죽였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이제는 조금 지쳐간다. 해서 목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하려고 더 많이 주군께 엎드린다. 그리고 주군께 반복하여 아뢴다, 이렇게. 키리에 엘레이손! ps: 글쓰기 바로 직전에 경영하는 사업장에 확진자가 다녀가 멘붕에 빠졌던 권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목사님, 식구들하고 직원들 전체 코로나 검사 결과 나왔는데 음성이래요! 순간 나도 모르게 너무 감사한 나머지 복받쳐 오르는 무언가가 목에 걸린다. 이제는 순간순간이 살얼음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