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南島)에서
남도에서 한국교회의 무너짐을 안타까워하며 한 지역교회를 섬기고 있는 후배 목사와 얼마 전 톡으로 교제했다. 지난 주간 선포한 주일 설교에 관한 피드백을 이렇게 남겨 주었다. “선배님, 지난 주일 설교에 왠지 모를 감동이 몰려 왔어요.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목사님이 전한 말씀을 그대로 전했다면 아마 저는 좌파 목사로 공격 받았을 거예요.” 순간, 마음이 참 아팠다. 교회에서 공평함을 만들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캐리그마의 선포가 색깔 논쟁으로 비쳐진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경제적인 고통 때문에 자살하는 이가 없도록 교회가 돌보야 한다는 것, 택배 노동자들의 아픔을 보듬자는 것, 결혼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 생리대 구입을 할 수 없는 소녀들을 돕자는 것, 연탄을 살 수 없는 독거노인들이 따뜻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을 설교하면 좌파 목사라니 울고 싶은 심정이다. 언젠가 말한 대로 기적이 상식이 되는 교회! 라는 선동에 교회가 휩쓸렸던 아픔을 경험했다면, 이제는 ‘상식이 기적이 되는 교회!로 내 사랑하는 교회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19 이후 한국교회는 정말로 世認의 마음으로 교회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교회가 다시 사는 방법이다.
남도에서 목회하는 후배가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귀한 후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