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월 25일부터 사순절(Lent) 기간이 시작된다. 사순절은 부활주일(4월 12일) 전까지 총 46일 가운데 주일을 뺀 40일의 기간을 말한다. 사순절 기간에는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거기에 동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부활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그리스도의 삶을 증거 하는 증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목회계획이 필요하다.  

사순절, 묵상과 기도의 시기

중세의 크리스찬들에게 있어서 사순절은 ‘40일간의 묵상과 기도의 시기’였다. 일상생활의 모든 업무를 피해 한적한 곳에서 장시간 동안 조용히 자신을 살피며 기도하는 것을 통해, 40일 동안 참회와 속죄를 통해서 생활 전체의 혁신을 촉구하며, 또한 모세와 엘리야처럼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합당한 준비를 하고, 광야에서의 예수님처럼 중대한 사건, 곧 공생애의 시간을 앞두고 하나님의 뜻과 지시하심을 받기 위한 성결의 기간을 의미했다.

그래서 사순절 기간에는 축제들을 금하고 자선을 베풀고 평소보다 더 많이 종교적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회개의 절기가 되도록 예배에 있어서의 변화가 필요했다. 또한 예배 뿐 만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역시 금식과 금욕생활을 통해 자기를 반성하고 회개에로 나아가며, 묵상과 기도에 힘씀으로써 부활의 영광을 맛보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사순절을 지내왔다. 

경건으로 나아가는 사순절

사순절 기간을 경건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죄의 고백과 회개를 통한 자기반성이 선행되도록 목회적 지도가 필요하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회개 없이는 참 고난과 부활의 경험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제훈련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 헌신을 다짐할 수 있는 경건훈련이 필요하다.

이 사순절에 고난과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가르치는 것과 아울러, 특히 그리스도의 희생을 직접 실천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면 사순절의 참뜻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고난과 좌절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고 섬김을 실천하는 것이다. 병원과 양로원, 보육시설 등을 방문하고, 쓰레기 재활용과 절약 등을 통해 구제헌금을 하도록 교육하고, 성인이상의 경우 헌혈과 장기기증 서약도 효과적이다. 어린이들에게도 금식기간에 식사와 군것질을 절제해 모은 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하게 하면 교육적인 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다.

이처럼 사순절은 자기근신과 금식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근신의 마음 자세를 살피고 주님의 제자로서의 삶의 자세를 재정비하는 영적훈련의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갖은 핍박을 당하면서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향하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피 흘리심으로 인해 그들이 하늘나라의 소망을 가진 백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의와 사랑 깨닫는 기간돼야

그리스도의 고난은 한 의로운 인간의 고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태초부터 타락한 인간의 구원을 위해 세워진 구속(救贖)의 법을 성취하기 위해 구속주가 당하신 전 우주적 고난이었다.
예수님의 고난은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믿고 회개함으로써 구원을 얻게 되는 법을 궁극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대속 희생으로서의 고난을 겪으셨던 것이다. 주님은 이런 구속의 법을 가장 처절한 사형수단이었던 십자가 위에서 마침내 하나님에게까지 버림받은 영육간의 처절한 고난을 통하여 성취하셨다. 따라서 우리는 본래 제2위 성자 하나님으로서 영광과 주권을 버리고 죄인을 구하기 위하여 수난을 당하신 주님의 사역에 담긴 공의와 사랑을 마음 속 깊이 깨닫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경건의 기간으로 사순절을 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