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

제목붙잡아야 합니다.2024-03-07 16:18
작성자 Level 10

2022년 1월 9일 주일 오전 예배 설교 (히브리서 강해 13)

 

본문히브리서 3:12-19

제목붙잡아야 합니다.

 

서론)

 

나희덕 시인의 시를 하나 소개하며 설교를 시작하겠습니다.

 

부패의 힘

 

벌겋게 녹슬어 있는 철문을 보며나는 안심한다녹슬 수 있음에 대하여냄비 속에서 금세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음식에나는 안심한다썩을 수 있음에 대하여썩을 수 있다는 것은아직 덜 썩었다는 얘기도 된다가장 지독한 부패는 썩지 않는 것부패는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이다일종의 무릎 꿇음이다그러나 잠시도 녹슬지 못하고제대로 썩지도 못한 채안절부절방부제를 삼키는 나여가장 안심이 안 되는 나여

(나희덕, “그곳이 멀지 않다”, 문학 동네, p,71)

 

가장 지독한 부패는 썩지 않는 것이라니부패는 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이라니일종의 무릎 꿇음이라니!

오래 전에 이 시를 만났을 때 세상에 이런 천재적인 표현이 또 있을까 싶어 정말로 큰 감동에 젖어 시인의 글을 스크랩해 두었습니다.

더불어 이 시 공란에 이렇게 적어놓았습니다.

부패의 긍정성을 보았다.

어떤 사물과 사건에 관하여 주마간산 식으로 지나치는 자는 삶의 농익음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일어난 일체의 사건을 1인칭 객관화를 시키면 그 시도는 대단히 중요한 가르침과 울림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러기에 나에게 경험되어진 일체의 일을 가볍게 여기거나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가 선생님이자 스승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은혜를 붙잡아야 합니다.

오늘 나눌 본문은 유감스럽게 이렇게 본인들에게 임했던 은혜를 가볍게 여겨 불행한 삶을 살았던 자들을 소개하며 본문의 독자들이 반면교사 삼아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본론)

 

본문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12절을 읽어보겠습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삼가 혹 너희 중에 누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할 것이요

히브리서 저자는 독자들을 형제라고 부릅니다.

많은 복선이 담겨 있는 호칭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대제사장이시면서구원의 도 자체이셨던 분에 대해 가볍게 여기는 영적 기상도에 만연했던 주후 1세기 로마에 살고 있었던 그리스도인들은 이모저모로 아슬아슬한 신앙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런 저런 이유를 핑계로 배교를 서슴지 않았던 자들이 히브리서 독자들 중에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던 실상이 주후 1세기의 상태였습니다.

그러기에 히브리서 저자가 이들을 형제라고 부르는 것은 그리스도 예수의 공동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지 말 것에 대한 기대감을 배려한 일이었습니다.

동시에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라는 경고성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12절에 떨어질까’ 조심하라고 번역된 헬라어 단어 아포스테나이는 배교라는 의미로 쓰이는 영어단어 ‘apostasy'의 어원이 되는 단어입니다.

히브리서 설교 초두에 교우들에게 말씀드린 것처럼 히브리서 독자들 중에 상당수는 천사모세를 예수의 위상과 같은 레벨로 인정하는 위험천만한 신앙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다음 주에 볼 4장에서는 여호수아 역시 예수 그리스도와 병행하여 인정하는 부류들이었기에 철저하게 구약적인 사상을 토대로 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이들의 배교는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런 유대교로의 회귀를 배교라고 정의하는 강수를 둔 것입니다.

동시에 본문의 기록에 의하면 이런 자들의 행위는 하나님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행위라고까지 발언하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13-14절을 연이어 읽어 보겠습니다.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고 있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

배교의 위험성을 품고 있는 자들에게 저자는 말합니다.

죄의 유혹으로 인해 완고해지지 않도록 하라고 권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구약성경 시편 95편에서 언급된 한 사건을 인용합니다.

우리는 12번째 강해에서 이미 시편 95편의 배경을 나누었습니다.

므리바와 맛사의 불순종 사건이었음을 살폈습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와 그를 이끌던 모세의 총체적 불신앙 사건이었음을 나누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본문 15절에서 이 불행했던 이스라엘 선조들의 불신앙을 복기합니다.

성경에 일렀으되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격노하시게 하던 것 같이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 하였으니

성경이 고증하고 있는 15절의 사건을 시편 기자의 원 텍스트로 읽어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편 95:7-11절입니다.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라 너희가 오늘 그의 음성을 듣거든 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의 맛사에서 지냈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지어다 그 때에 너희 조상들이 내가 행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조사하였도다 내가 사십 년 동안 그 세대로 말미암아 근심하여 이르기를 그들은 마음이 미혹된 백성이라 내 길을 알지 못한다 하였도다 그러므로 내가 노하여 맹세하기를 그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였도다

이 명백했던 불신앙의 사건을 끄집어낸 히브리서 저자는 본문에서 독자들을 향하여 세 가지 수사의문문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본문 16-19절을 봅니다.

듣고 격노하시게 하던 자가 누구냐 모세를 따라 애굽에서 나온 모든 사람이 아니냐 또 하나님이 사십 년 동안 누구에게 노하셨느냐 그들의 시체가 광야에 엎드러진 범죄 한 자들에게가 아니냐 또 하나님이 누구에게 맹세하사 그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셨느냐 곧 순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에게가 아니냐 이로 보건대 그들이 믿지 아니하므로 능히 들어가지 못한 것이라

① 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거역하느냐모세를 따라 애굽에서 나온 모든 사람들이다.

② 하나님이 40년 동안 노한 대상이 누구냐광야에서 범죄 하여 시체가 엎드러진 자들이다.

③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할 자가 누구냐순종하지 않은 자들이다.

본문에 기록된 사건을 텍스트에 국한하여 평이하게 이해하도록 도운 해석입니다.

출애굽 이후 광야 공동체의 불순종으로 인해 하나님은 그들을 당신이 준비하신 안식의 장소(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다는 교훈적 메시지가 본문 이해입니다.

이상의 해석을 나눈 우리들은 어떤 교훈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오늘’(7,13,15)의 언어로 적용하라고 히브리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독려했던 바로 그 은혜를 우리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재천 교수가 이렇게 적용해 주는 기여를 했습니다.

시편 95편과 출애굽기 이야기는 박제된 역사가 아니었다자신들의 미래에 관한 경고였다그들은 다시 질문해야 했다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답은 명백했고 이번에는 주어를 우리로 내세워야 한다히브리서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16-18절을 들은 청중이 마음속으로 던졌을 법한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하는 질문과 대답은 아래와 같아야 한다. (조재천, “히브리서 강해”, 홍성사, p,93)

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거역하는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아 죄의 노예상태로부터 인도받아 나온 우리들일 수 있다.

하나님의 진노는 누구에게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우리도 죄를 짓는다면 죄에 대한 보응으로 죽게 될 것이다.

혹 우리가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할 것인가?

그렇다불순종하고 불신실한 백성은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맹세하신 하나님그 분은 지금도 살아계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본문을 오늘’ 나의 언어로 적용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본문 설교를 통해 아주 강하게 천착해야 할 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도 시편 95편에서 인용된 므리바와 맛사에서 범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동의했다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은혜에 도착합니다.

 

※ 첫 사랑과 첫 믿음을 견고히 붙잡아야 합니다.

 

본문 14절을 다시 읽습니다.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고 있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이 무엇입니까?

성도들 간에 시작할 때에 확신했던 것은 모두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기도의 응답으로 시작된 첫 믿음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불현 듯 찾아오셔서 내 질병을 고쳐주신 은혜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동서남북이 막혀 있었을 때나를 수렁에서 건져주시며 강권하셨던 은혜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누구도 돌보지 않던 나를 인격적으로 찾아오셔서 사랑의 팔로 안아주셨던 감격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저는 잘 알 수 없지만 기타 등등의 은혜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전제로 저는 오늘 우리 교우들과 이런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모든 교우들이 견고히 붙들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셨다는 은혜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들이 간직하고 있는 첫 사랑과 첫 믿음은 주님이 나에게 찾아오셔서 나를 건져주신 은혜입니다.

지난 주간 박준 작가의 산문인 계절 산문을 독서했습니다.

작가는 글 안에서 나의 심장을 멎게 할 정도의 감동적인 강펀치를 날렸습니다.

사랑은 이 세상에 나만큼 복잡한 사람이 그리고 나만큼 귀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배우는 일이었습니다.” (박준, “계절 산문”, 도서출판 달, p,101.)

주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가장 귀한 존재로 만들어주셨습니다.

다른 단어 사용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나를 찾아와 주신 첫 은혜요 첫 사랑이라는 단어 말고는 다른 대체어가 없습니다.

이 은혜를 붙잡아야 합니다.

신명기 1:29-30절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

모세가 뒤돌아보는 광야 40년의 회한이 어떠했을까 싶은 가슴 절절한 설교입니다.

지긋지긋하게 속 썩이던 광야 40년의 이스라엘 공동체를 향하여 이제 죽음을 목도하며 외친 모세의 이 설교를 통해 가슴에 부딪치는 은혜가 무엇입니까?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이것보다 다 큰 위로가 되는 메시지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내가 붙들어야 하는 것은 나보다 먼저 가시는 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은혜입니다.

이것이 내가 경험했던 첫 사랑이요첫 믿음입니다.

요한일서 4:19절은 우리들을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은혜로 다가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유진 피터슨은 메시지에서 이렇게 본 절을 고백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합니다사랑하고 사랑받습니다우리가 먼저 사랑받았으니 이제 우리가 사랑합니다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첫 사랑입니다.

그 분을 사랑하겠다는 첫 믿음입니다.

우리가 다시 붙들어야 하는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첫 사랑과 첫 믿음입니다.

 

결론)

 

이제 저는 설교를 맺겠습니다.

이정일 교수의 일갈로 말씀을 맺겠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은 신앙생활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언제나 첫걸음이다우리의 인생은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주님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샘플이다하나님이 라는 인생을 이 땅에 심으셨다그 목적은 풍성한 열매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또 다른 나무를 얻기 위해서다한 그루한 그루가 이어지는 그 길을 따라 주님이 다시 오실 길을 준비케 하기 위해서다.”(이정일, "시와 소설과 그리스도인", 예책, p,354.)

사랑하는 세인 지체 여러분!

왜 우리가 주님을 향한 첫 사랑과 첫 믿음에 붙잡혀 있어야 합니까?

왜 이 사랑과 믿음에서 떨어져 나가면 안 됩니까?

이것이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견고하게 이끌어주는 신앙생활의 첫 아딧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 12-14절은 히브리서 13번째 강해를 통해 붙들어야 하는 은혜입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삼가 혹 너희 중에 누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할 것이요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고 있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

 

찬양하고 기도합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나의 달려갈 길 다 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 하도록

나로 그 십자가 품게 하시니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