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은이 | 옥한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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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출판사 | 도서출판 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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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 2016-01-07 16:5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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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당신이 그리워질 때’ 어려서 위인전을 읽었을 때나, 성장하여 어떤 이의 자서전을 읽었을 때마다 느꼈던 공통적인 감회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흔적’ 이라는 단어를 연상했다는 점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느 존경하는 선배 목사께서 정의했던 단지 ‘우리들의 코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바로 그 순간순간의 올을 엮어서 코끝에서 숨이 사라질 때 어떻게 살았는가? 를 누군가에게 보고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흔적 남기기는 대단히 위험스럽고 조심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흔적이 항상 자기에게 유리하게 주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전직 대통령의 자화자찬격의 자서전이 나왔을 때 반대의 길을 가던 사람들에게 봇물이 터진 것 같은 공격을 받은 일들이 바로 이점을 대변해주는 좋은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본인 스스로가 쓰는 자서전의 위험을 뛰어넘는 아주 효과적인 대안은 바로 제 삼자가 나에 대한 인격적인 자서전을 써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 친구에게 받은 책 선물, ‘문득, 당신이 그리워질 때’는 바로 제 삼자가 써 준 존경하는 한 인물에 대한 어록이지만 한편으로는 한 인물에 대한 지극히 인격적인 평가라는 점에서 나에게도 적지 않은 감동의 파장을 일으켜주었습니다. 더불어 금년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이 책을 만났다는 것은 저에게는 좋은 영적 조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 옥한흠 목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동역했던 한 제자가 존경했던 영적 스승을 그리워하며 남긴 이 책에서 나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저자의 티 없이 맑은 주군에 대한 사랑의 밀어를 느꼈습니다. 목사로서 적어도 생명을 걸고 사랑했던 주군에 대한 농도 깊은 사랑의 밀어들을 말입니다. 편집자는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분명 이 책에서 말하고 있지만 나는 주군이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밀어들을 쏟아 붓는것과 동시에 그 분의 뜻을 온전하개 알고 살아가자고 역설하는 고 옥한흠 목사의 거침없는 영적인 사자후들 앞에서 대리만족적인 감동의 흥분까지도 경험했습니다. 더불어 이런 감동의 흔적을 본인 스스로가 아니라 제 삼자가 말할 수 있도록 삶을 살았던 고인의 삶에 대하여 진심으로 머리를 숙였습니다. 작년에 아주 의미 있게 읽었던 김진 박사가 쓴 ‘간디와 대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면 이런 간디의 일화가 적혀 있습니다. 언젠가 간디가 막 기차에 오르려는데 한 기자가 간디를 붙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 인도 국민들을 위하여 메시지를 전해 주십시오!” 그 때 간디가 종이에 무엇인가를 급히 써서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My life is my message.” (내 삶이 곧 메시지입니다.) 작년 말, 읽었던 책들을 통해 받았던 감동의 촌철살인 베스트 10을 선정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베스트 1의 순위에 올려놓았던 것은 조헌 기자가 쓴 ‘울림’에서 읽었던 규암의 촌철살인이었습니다. 이 글은 간디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 내용이었습니다. 규암 김약연 목사께서 제자들과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 말입니다. “내 삶이 유언이다.” 2016년을 열면서 고 옥한흠 목사의 어록을 읽으면서 조금 과장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남겨놓았던 수많은 말들을 접하면서 그가 삶으로 남긴 유언과 메시지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교계의 존경할만한 어른이 보이지 않는 이 시대, 그가 남긴 울림이 우레가 되어 제 귀를 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고백해 봅니다. “나도 당신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