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자' 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도 세상을 살다보니 참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났다.
참자 갈매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름을 지어준 스승 갈매기를 찾아갔다.
참자 갈매기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있던 스승 갈매기가 앞서 날면서 말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바닷가의 바위 위에 스승 갈매기가 사뿐이 내려 앉았다.
'참자'갈매기도 그 곁에 사뿐이 내려 앉았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다.
"이 바위에 폭풍우가 무섭게 몰려들던 날을 기억하지?"
"네"
"그 사나운 파도들이 계속 덤벼들 때에 이 바위는 어떻게 하더냐? 맞대항을 하더냐?"
"아닙니다.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뒤 이 바위를 본 적이 있을 테지? 폭풍우 속의 파도들이
바위를 깨끗이 씻어주었던 것을. 오히려 바다가 조용해져 있었던 날에 끼어들었던
온갖 쓰레기들을 그 파도가 치워가지 않았더냐.?
스승 갈매기가 말했다.
"참을 수 없는 캄캄한 때일수록 더욱 참아라. 조개가 아플 때일수록 진주가 자라는 법이다."
정채봉님의 맑고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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