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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프란체스코의 설교2024-05-21 11:21
작성자 Level 10

프란체스코의 설교


이탈리아의 성자인 프란체스코는 어느 날 그의 제자에게 “강 건너 마을에 설교를 하러 가자”라고 말했다. 그들은 아침 일찍 수도원을 떠나 그 마을로 향했다.
그들은 길을 가던 중 어떤 거지를 만났다. 프란체스코는 그가 거지가 된 사연이며 그의 하소연을 들어 주었다. 그런 다음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만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신(神)의 존재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다. 마을에 도착한 프란체스코는 가게 주인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도 어울려 함께 놀이를 즐겼다.
땅거미가 밀려 왔다. 하루해가 다 지고 곧 어두워질 무렵, 그들은 서둘러 수도원으로 돌아왔다. 그때 한 제자가 크게 실망한 얼굴로 왜 하루 종일 시간만 낭비했느냐고 말했다. 항의에 가까운 제자의 말에 스승 프란체스코는 미소 띤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길에서 설교를 하지 않았던가요?”
그렇다. 믿음이란 관념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설교란 일방통행식의 가르침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형편에 눈높이를 맞춘 진정한 교감이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온유하고, 타인에게 겸손하며, 불행한 자에게는 동정을, 악한 자에게는 저항을, 축복을 입은 자에게는 축하를, 뉘우치는 자에게는 용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믿음은 관념이 아니라 삶이다.
 

「역사와 함께하는 말씀 묵상」/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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