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아침 / 石柱 정명모 태고적부터 쌓여온 그리움은 매캐한 안개에 묻혀 꿈속을 헤매고 영겁의 세월 채곡채곡 다져진 한(恨)이 눈물보다 더 진한 차가움으로 골짜기를 흐른다.
깊디 깊은 계곡의 아침은 먹이를 쫓는 산새의 지저귐으로 열리고 세(細) 실로 쫌쫌하게 드리워진 거미줄엔 맑은 이슬만 매달려 있다.
전설로 만들어진 골짜기는 말없는 바람과 발없는 물이 주인이다. 억겁의 세월은 다시 흐르고 계곡의 밤은 어둠에 묻혀 새로운 아침을 준비한다.
골짜기를 떠난 물은 바다에 이르러 잊어버린 꿈을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