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를 벗어나라 호주의 한 해변은 높은 파도 덕분에 젊은이들 사이에 파도타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파도가 거세 종종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를 보다 못해 한 노인이 낡은 모터보트를 수리해 해변을 지키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이 노인에게 구조를 받았다. 노인의 선행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노인을 돕겠다는 사람과 물질이 몰려들었다. 초라한 움막은 현대식 건물로, 구조 장비는 최신식으로 교체되었다. 보잘것없던 움막은 사람들이 붐비는 해변 종합 클럽이 되어 버렸다. 노인은 더 이상 사람을 구조할 수 없었다.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자신이 왜 이 일을 시작했으며, 죽어 가는 생명을 어떻게 구조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바빠 바다를 지킬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인은 온종일 사람들과 만나 식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시설을 관리했다. 오늘도 그 클럽에는 밤늦게까지 파티가 열린다. 그리고 노인의 연설이 힘차게 선포될 것이다. 자신이 옛날에 어떻게 죽어 가는 사람을 구조했는지, 또 구조된 이들의 간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티가 열리는 그 순간에도 해변에서는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을 것이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이런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죽어 가는 생명을 구조하는 일보다 구원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흐믓해한다. 거친 바다에서 파도와 싸우며 고기를 낚는 어부가 아닌, 잡은 고기를 감상하는 수족관 지킴이가 되었다. 거친 영적 전투를 치러야 하는 전사들을 키우는 곳이 아닌, 섬세하고 부드럽게 그 멤버들의 삶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장소로 변해 가고 있다.
「교회만이 희망이다」/ 홍성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