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바빠서 빨리 준비하고 신림으로 들어 가고 싶은데 남편과 준하가 천하태평이다. 밥을 해 먹이고 수련회 장소에 예배 드리러 가자고 꼬시기 시작했다. 약속이 있다는 남편과 저녁 까지 있으면 자기 할 일을 못한다는 아들을 꼬시는데 실패했다. 싫은 소리를 해가며 엄포 놓고 신경질까지 내는 나의 평소 습관대로 하면 그나마 교회 가는걸 더 싫어 할까봐 적당히 하고 멈추었다. 전 날 제천까지 나오는 길이 막히던 것을 생각해서 서둘렀다.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니 아침식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이었다. 모두와 반갑게 인사하고 예배 준비를 했다. 설교 말씀은 로마서 16장 1절 ~4절 말씀. 벌써 로마서의 마지막 장이다. "함께 걸어갑시다" 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 해 주셨다. 로마서 16장을 보니 어제 성경 퀴즈중 빙고 게임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들의 이름이 나왔다. 난 "뵈뵈" 자매처럼 물질적 동역자만 되고 싶은데 목사님은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처럼 목숨까지도 내놓으라신다. 바울이나 이강덕 목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이강덕 목사의 성경이 씌여질 때 세인의 일꾼으로 추천 받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여러가지 사정으로 수련회에 참석 하지 못했던 많은 교회 식구들이 예배를 위해 전부 모인 모습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우리 교회에서 미모로 첫 손가락에 꼽힐만한 장희진 집사님의 가족들을 비롯한 여러 세인식구들.....
점심 식사를 위해 성경 구절을 나누어 암송하고 조별 사진을 찍었다. 역시 젊음이 좋다. 우리는 뒷 경치 따져가며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젊은이조인 비느하스조는 2층 난간에 매달려 사진을 찍는다. 나도 저 나이때는... 하고 속으로 쓸데없는 생각을 잠깐했다.
목사님께서 사진 모델로 불려다니시는 동안 먼저 식당에 입장한 식구들이 식사를 시작해서 목사님께서는 그렇게 좋아하시는 성경 암송 심사를 못하시게 되었다. (ㅎㅎㅎ)
식사후 목장 페스티벌 준비를 위해 우리 조는 또 모여 연습을 했다. 영상부에 부탁해 음악을 준비 했는데 몇 번이나 반복 되어서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촌극을 준비 한 팀들은 소품에 분장까지.... "미리 확보한 점수가 우리조가 1등이니 중간만 가자 '하고 전략을 수정했다.
뙤약볕이 내리 쬐이는 운동장에 모였지만 모두의 눈에 기대가 반짝인다. 심사위원은 목사님. (독재로 따지자면 저 위쪽의 김정일과 막상막하)
목장 페스티벌이 시작되었다. 1조 창세기 팀 평균 연세가 70이 넘는다는 조 였지만 열정은 어느 팀보다 뜨거웠다. 4절 까지 가사를 모두 외워서 찬송을 불렀다. 목사님께서도 그 점을 칭찬하셨다.
8조 비느하스 팀 젊은이들 팀답게 양손에 칼라풀한 양말을 끼고 등장했다. 유행가 "무조건" 을 개사해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했다. 못사님께서는 왜 나온 팀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가사가 너무 재미있었다. "알코올을 넘어 담배를 넘어 클럽을 넘어서라도~~" 젊은 사람들이 이걸 다 포기 한다는데 목사님은 왜 감동받지 않으실까???
2조 출애굽기, 신명기 팀 이미 9명의 자녀가 있는 여자 (김희정 집사)가 수련회에 와서 아이를 낳는데 3쌍둥이다. 조의 모든 남자들이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서 연기 한것이 이조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것도 부족해 남의 조 식구까지 모셔가는 열성을 부렸다.) 상금을 받으면 여전도회비로 쓴다고 미리부터 공표하는 걸 보니 1등이 자신 있는 모양이다.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한다나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7조 느헤미야 팀 사모님이 포함된 사모 셀이다. 얌전하던 팀의 식구들이 양갈래로 머리를 묶고 등장할 때 부터 심상치 않더니 아니나 다를까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했다.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틀리는 사람이 없었다. (사모님은 쬐끔 뻣뻣하기는 했다.)
3조 레위기 팀 2조의 촌극에 기대가 많았는데 3조가 뜻밖의 복병이었다. 남편 전도하기가 이팀 촌극의 주제였는데 얼마니 재미있었는지 전 교인이 배를 잡고 웃었다. 송은호 권사님의 애교 섞인 아내 연기와 천연덕스럽게 남편 연기를 한 심재희 집사님은 남녀 주연배우상감이었다. 송은호 권사님과 홍훈표 집사님의 과거가 살짝 의심되었다는....
6조 에스라 팀 우리 세인에서 가장 많은 일들을 도맡아 하는 남성 사역위원들의 셀이다. "난타"를 준비했는데 여럿이 박자를 맞추기 위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사랑이 넘쳐났다. 목사님의 평가는 냉정했는데 본인이 포함된 팀이라 너무 냉정 하신건 아닌지 싶었다.
4조 민수기, 여호수아 팀 극성스럽기로 세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 팀이다. 연습을 제대로 못한데다가 음악이 생음악으로 예정과 다르게 바뀌는 바람에 우왕좌왕~ 평소 4조 답지 않았지만 우리로서는 최선이었다.
5조 사사기 팀 우리 조처럼 음악에 맞춘 율동이었는데 우리 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연세 많으신 어르신부터 전 조원이 참석해 보기 좋았다. 조의 깃발도 숫자 5와 웃는 얼굴을 형상화해 보기 좋았다.
목장 폐스티벌이 모두 끝나고 이전 점수와 합산 해 순위가 결정되었다. 우리 조가 평소 점수를 많이 확보 한 덕에 당당히 1등을 했다. 폐회 예배를 드리고 시상식이 있었다. 3등은 2조, 2등은 3조, 1등은 우리조 4조였다. 먼저 상금을 받은 2조가 여전도회비로 상금을 기증하는 바람에 3조 와 우리조도 꼼짝없이 상금을 기증하게되었다. 우리 조원 모두가 봉투라도 한번 만져보게 하려고 했는데 만져 보지도 못하고 상금을 강탈 (?)당했다.
전 교인이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섰다. 신 장로님을 기준으로 동성 끼리는 포옹, 이성끼리는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여기서 잠깐 내가 정진석 집사님과 너무 강하게 포옹을 하자 어디선가 탄식이 울렸는데 오해마시길... 정집사님의 큰 따님과 나는 초등학교 부터 대학까지 동기이며 정집사님 따님과 우리 친척을 중매해 한 식구이다. 즉 정집사님은 코흘리개 때부터 나를 봐오셨고 사적으로 내가 전화를 드릴때는 "아부지 저 영미예요"하는 사이다. 사실 내가 사심을 가지고 안아 본 우리 교회 식구가 있기는 하다. 누구냐고???? 요한이~~~~(사모님 죄송해요. 젊은 남자 한 번 안아 보고 싶어서 그만~~~) )
이번 수련회를 마치고 여러분은 어떤 변화가 있으셨습니까? 저는 이전에는 세인 교회가 목사님의 교회였는데 내 교회로 바뀐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다 저와 같기를.......
참, 숙제는 해결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정답은 일요일에 교회에 나오시면 알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