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 여름 방학에는 너무 많은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가끔은 제천인지 울산인지 혼돈되기도하였다. 죄송해서 불편하기도 했던 잠자리, 장거리 운행의 피곤함, 불균형한 식사 , 무엇보다 아직 배우는 중에 감당해야하는 지휘 사역의 부담감은 올 여름을 많이도 긴장하게 또 육체적인 불편함으로 날 따라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행복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는지 그 분께 감사한다.
많은 변화 중에 이 글의 제목으로 썼다 지운 ' 정든 아들들을 뒤로하고...'에 좀 길어 질 글을 올려야 할 것 같다. 효진이가 어릴적 부터 너무 개를 좋아해서 여러번 키우다 잃어 버리기도 했고, 남에게 분양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혹 죽기도 한 아픔이 있어 나 역시 너무나 좋아 하지만 키우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장마가 진행 되는 작년 6월 백일 된 세진이를 애견센터에서 내 허락도 없이 분양해다 놓고 퇴근하는 내게 사고쳤다고 전화가 왔고 그렇게해서 우리 식구가 되어 아들로 입양이 되어 함께 살고 있었다.
그렇게만 했으면 어제 같은 슬픈 사태가 아마 벌어지진 않았을텐데 올 4월 세진이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제의가 들어 온게 세진이와 놀아 줄 아들 하나를 더 입양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해서 데려온 아들이 세영이다. 데려다 놓고 돌보는 것은 거의 내 몫이었다. 어디를 갈라치면 애견호텔에 맡겨야하는 경제적인 부담, 어지러 놓은 것 치우는 육체적인 부담이 고스란히 내 몫이다 보니 자연 자주 다투게 되었다.
급기야 이제 제천으로 이사를 가는 시점에서 두 아들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여기 저기 키워 줄 곳을 알아 봤지만 강아지를 싫어하거나 좋아하지만 배설물 치우는 것은 못할 것 같아서 혹은 얼마전 키우다 죽은 강아지로 인한 충격으로 당분간은 싫다는 등의 이유로 마땅한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울산으로 내려 오던 중 건천에 계신 외삼촌께 저녁도 먹을 겸 안부 차 들렸다가 해결이 되었다. 사정을 들은 두 분이 알아서 키워 주시겠다며 맡아 주셨다. 정든 두 아들을 뒤로하고 울산으로 내려 오는데 너무 맘이 아팠다 아마 효진이는 더욱 그랬을 것 같아 더욱 맘이 아팠다.
1년을 넘게 부비며 함께 살아 온 강아지와 헤어지는 짠함을 아마 이해 못할 분도 많이 있을 것 같다. 어떤 형태여도 이별은 슬픈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 아들들이 잘 자라주길 기도한다. 건강하게.
세진이 세영이 엄마랑 누나가 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