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SOUND OF MUSIC 교회를 건축한지 10년이 되어갑니다. 건축 당시, 입당의 시기가 급해서 어쩔 수 없이 겨울 공사를 감행했습니다. 겨울이라 양생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의 건물에 입주하다보니 그 조급함 때문에 입주 이후 적지 않은 불편을 고스란히 당해야 했습니다. 건축 10년이 다다른 작금, 더 이상은 외부 리-모델링을 미룰 수 없어 지난주부터 지붕 공사 및 외벽 드라이비트 교체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 동안 지붕이 되어 있지 않아 3층에 위치해 있는 사택은 여름만 되면 한증막을 방불 하는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우리 교회 건물은 외형상 제천에서 예쁜 교회에 들어갑니다. 10년 밖에 안 된 나름의 신축 건물이고 지을 때 미적인 면을 많이 참고하여 설계된 건물이기에 여타 타 교회의 건물보다 예쁜 교회라고 인정받았습니다. 허나 이렇게 외형이 아름다운 우리 교회 건물이 훼손된 드라이비트가 감소시켰습니다. 여기저기에 떨어져 나간 외벽 드라이비트 때문에 관리를 소홀하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오해를 살만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해서 이번에 외부 리모델링을 결정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 세인교회만의 아름다운 외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공사는 예배당에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여 교회 건물을 으리으리하게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마치 헤롯이 예루살렘 성전을 요새화하여 성전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변질시켰던 그런 시도가 아닙니다. 단지 내가 섬기는 교회 예배당이 살피고 가꾸어지고 있음을 주군께 알리고 싶은 작은 사역이며 내구성을 견고하게 하여 2세대들에게 물려주기에 부끄럽지 않게 하는 마음 모음입니다. 지난 주간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접 체험해야 하는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공사 소음 폭격에 시달렸습니다. 매우 큰 고통이었습니다. 이 일을 약 2주간 더 경험해야 합니다. 쇠톱으로 철을 자르는 소리가 귀를 때리고,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같이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외벽 공사이기에 더 큰 소음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측도 해봅니다. 아침을 시작하면서 만나는 소음 공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지나간 다른 말에 비해 서재에 앰프를 켜는 날이 많아 졌습니다. 눈에 띤 ‘sound of music’ ost 를 LP 판으로 감상했습니다. 너무 유명한 뮤지컬 영화이기에 담겨 있는 음악들은 익숙한 대곡들입니다. 하나하나가 환상적으로 들렸습니다. 마리아 역을 맡아 열연한 줄리에 앤드류가 수녀원을 나와 폰트랩 대령의 집으로 들어가며 불렀던 ‘I have confidence’를 듣다가 펜데믹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늘, 나도 자신 있어! 를 외치며 나를 다잡이 해보았습니다. 크리스토퍼 팔머의 ‘에델바이스’를 들으면서 소음이 지쳐 있는 나를 치료해 보기도 합니다. 앤드류와 아이들이 부르는 ‘도레미 송’을 나도 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요들송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외로운 양치기’가 나올 때는 나도 따라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30만원을 자급으로 받던 부산 서면 교회 전담 전도사 시절, 아내에게 다른 건 몰라도 한 달 한 장씩 LP 판을 사자고 했던 그 가난한 시절의 결심이 이렇게 보물이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32년 전, 아내가 혼수로 사온 턴테이블을 고치고 고쳐서 사용하는 데 찌지직거리는 소리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턴테이블은 내게 보물입니다. 아들에게 가보로 넘겨주려고 합니다. 마리아 역을 했던 줄리에 앤드류의 목소리는 가브리엘 천사의 소리처럼 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