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두학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 끝났습니다. 두학 초등학교는 시내에서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전교생이 70여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2년을 계속해서 수업을 하다보니 전교생 모든 아이들과 친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과목이 논술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가 시작되면 끊어야 할 부분을 놓칠때가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할머니의 감자"라는 동화를 앍고 독후 활동으로 감자 인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 내기 위해 보고 싶은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를 낳아준 엄마를 보고 싶어요." 2학년 아이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낳아 준 엄마 ????' 순간 너무 당황 되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낳아준 엄마가 보고 싶어 ?"물었습니다. "나를 너무 여러번 버려서 엄마가 꼭 보고 싶어요." 평소에 아주 밝고 씩씩한 아이였기 때문에 더욱 놀랐습니다. "지금의 새엄마가 나에게 잘해주고 착해서 너무 다행이예요." 아이의 이야기가 끝나자 3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아이가 이야기를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을 몰라요. 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거기서 멈추어야 하는데 엄마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계속 합니다. "그 아저씨가 저희를 친 딸같이 키워 주신다고 하셨데요."
'아이고 ~ 이 이야기 까지는 안해도 되는데....'
감자로 인형을 만들며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얘들아 오늘 우리가 한 이야기들 우리끼리 비밀이다."
수업을 마치면 아이들과 안고 인사하면 헤어지는데 그 날은 더욱 꽉 껴안았습니다.
이제 곧 방학이 시작 되겠지요? 아이들의 상처가 나이 들어서도 잊혀지지 않는 흉터가 되지 않기를....
귀한 사역 감당하고 계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