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에 빠졌다고! 자스트 맨(義人)들 중 하나가 소돔에 왔다. 소돔 사람들을 죄와 벌에서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밤낮으로 거리와 시장을 돌아다니며 탐욕과 도둑질, 거짓과 무관심을 버리라고 설교하였다. 소돔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빈정거리며 웃었다. 얼마 안 가서는 그의 말을 듣는 사람들조차도 없어졌다. 그는 이미 소돔 사람들에게 흥미의 대상도 되지 못하였다. 살인자는 계속 살인했고 현명한 사람들은 계속 침묵을 지켰다. 자스트 맨이라는 존재는 없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어느 날 불행한 선생을 동정하고 있던 한 아이가 선생에게 다가와서 ‘불쌍한 이방인이여, 암만 소리를 지르고 외쳐 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고 물었다.’ ‘알고 있단다.’ 자스트 맨이 대답했다. ‘그런데 왜 계속하십니까?’ ‘왜냐고? 곧 처음에는 내가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럼에도 내가 지금까지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란다.”(엘리 위젤, “팔티엘의 비망록”, 주우,p,9.) 수 년 전, 엘리 위젤이 ’팔티엘의 비망록‘ 프롤로그에 명시한 이 글을 읽다가 속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울음을 그칠 수 있는 무슨 요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강의했던 모 신학대학원 클래스에서 이 글을 소개하며 수강생들에게 한국교회 10-20년의 미래를 담당할 여러분이 쟈스트 맨들이 되어줄 것을 간곡히 권면했다. 학기말, 교수 평가 란에 한 학생이 이렇게 썼다. “쟈스트 맨은 自己愛에 빠져 있는 자다. 이것을 강조하는 교수가 제 정신인가!”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든지 지금 이 친구가 목회 현장에 나와 목사로 사역할 생각을 하니 모골이 송연하다. 유구무언이지만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엘리 위젤의 말대로 나는 지금, 내가 소돔의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그치가 말한 대로 자기애(自己愛)와 자기의(自己義)라고 공격을 받아도 할 수 없다. 소리 지르지 않으면 나도 소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