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홍보물을 통째로 버리면서2024-04-19 09:55
작성자 Level 10

3월 9일 이후 뉴스를 안보았으니 벌써 한 달이 넘어갑니다정치적인 시시비비와 손절하려는 마음 때문입니다대통령 선거 홍보물이 도착했을 때 아예 유인물 자체를 뜯지 않고 휴지통에 버렸습니다며칠 전지방선거에 나오는 예비 후보가 보낸 유인물이 제게 도착했습니다제 이름이 적혀져 있는 수신인 명부가 인쇄되어 나와 있었기에 정보 유출이 염려되는 부분만 뜯고 나머지는 그대로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들이 나하고는 단 한 마디의 상의도 없이 내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지방선거에 나오는 인사들의 스팸 문자와 메일들이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남발되어 제게 쏟아지고 있습니다그럴 때마다 전화번호와 함께 차단하는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다른 번호로 스팸이 도착하는 것을 보며 아연실색했습니다.

며칠 전아내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 정당 후보자에게서 예비 경선 때 아무개 번호를 기억하고 지지해 달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아내는 그 정당과는 일면식의 관계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지금은 거의 그런 일이 없어졌지만모모 교회에서 사역할 때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가 시무하는 교회에 방문할 것을 통보받고 그와 인간적인 관계가 있는 당회원 중 한 명으로부터 예배 중에 그 인사에 대한 광고 요청과 더불어 인사를 시켜달라는 압력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그 인사와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인한 무언의 압박이었습니다단호하게 거절하여 이후 그치로부터 목회에 적지 않은 시비를 받았지만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던 일을 회중 공동체에 허락할 수 없었던 당시 제 목회적 고집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에 한 명의 후보자는 다니던 교회에 2년간 출석하지 않아 제명 된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그 교회 임직자로 행세해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또 한 명의 후보자는 샤머니즘적인 성향이 강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선거용 이벤트로 이 나라에 소재한 교회 중에 가장 큰 교회 주일예배에 출석하여 강력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소가 웃을 일은 대통령에 당선된 그가 6개월 신자로 마무리하겠다는 일설이 여론의 보도되었다는 점입니다.

지방선거가 이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우리 세인교회는 대통령 선거 때도 그랬지만 이번 지방선거 때도 교회가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정치가 일종의 필요악인 것을 알고 세속적 논리로 나라가 운영됨을 알기에 정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사정이 이런 데도 교회가 양분된 이데올로기 전쟁터로 변질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교회는 자격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 (여호수아 1:7-8)

이제 한 주 후면 계절이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이 시작됩니다아름다운 계절입니다이 아름다운 계절에 교회에서 정치 논리라는 썩은 냄새가 진동하지 않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교회에서 풍겨야 하는 냄새는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향기뿐이어야 합니다. (고후 2:14)

세인 교우들에게 이 냄새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