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 중에 [두 노인] 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 마을에 사는 두 노인은 1년 작정하고 1백루블씩 돈을 마련, 평생 소원인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에 나섰습니다. 두 사람은 독실한 신자이긴 하나 에핌은 술 담배를 않고 매사에 신앙적인 교리 지키는 것을 우선시 한데 비해, 에리세이는 술 담배를 하고 교리보다 정신 생활을 우선시 했습니다.
그들은 함께 성지 순례를 떠났습니다. 가는 도중에 에리세이가 외딴 집에 물을 얻어 마시러 가면서 만날 지점을 약속하고 에핌과 헤어졌습니다. 한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외딴집 농부 일가가 기근으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참상을 보고 떠나갈 수 없어 물을 떠먹이고 갖고있던 양식으로 죽을 쑤어 먹였습니다. 일단 정신을 차리게 한 다음 가게에서 식량과 농사를 위해 씨앗이며 수레와 말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이제 남은 돈은 17 루블 밖에 없었습니다. 헤어진 에핌과도 만날 가망이 희박해졌습니다. "성지에서 기도할 때마다 내 몫으로 촛불 하나 더 켜 주겠지" 하고 순례를 포기하고 고향길을 올랐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의아해하자 에리세이는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시키신대로 일을 하고 또 인도하신대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처음 계획한 목적은 성취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행복했습니다.
참으로 성공적인 인생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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