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감당도 만만치 않습니다.
펜데믹 이후 무너진 영성과 궐석 신자 회복을 위해서 무언가 동기부여를 하고, 기점을 만들기 위해 수요일 회복 성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주간에 이제 1주차를 마쳤습니다. 사역을 계획하면서 제일 초점을 맞춘 것은 나하고는 세대가 다른 젊은 목회자들의 목회적인 스펙트럼과 그들이 갖고 있는 성서 해석의 틀을 교우들에게 나누어 주기였습니다. 이미 꼰대가 되어 있는 내가 줄 수 없는 영적 신선함을 젊은 목회자들과 신학교 교수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더 더군다나 담임목사의 어렵고 재미없는 설교를 들으며 인내하고 있는 성자 같은 교우들에게 뭔가 별미를 제공함으로서 쉼을 쉴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내는 좋은 프로젝트가 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젊은 목회자들을 강사로 세웠기에 젊은이들에게 필(feel)이 통하는 그 무언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첫 주 사역을 지난 수요일에 마쳤는데 제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강사로 섬긴 조성호 교수는 서울신학대학교 실천신학과 교수이기에 갖고 있는 지성과 더불어 젊은 실천신학자인 그가 전공한 그대로 영성이 있는 메시지를 교우들에게 폭탄처럼 공급해 주었습니다, 시작이 좋았습니다. 장로님 한 분은 저녁 집회에 사역해 준 강사가 새벽예배까지 인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아내에게 전언해 주었다고까지 하는 것을 보면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첫 단추를 너무 잘 꿰맨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이제 이번 주 수요일에는 시대가 따라가는 영적인 암울함의 대척점에서 서서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지성적 영성을 갖고 있는 젊은 강사가 섬깁니다. 강사가 주후 1세기 팍스로마나라는 가짜 평화가 통치하던 팔레스타인이라는 필드에서 결코 만만하지 않을 수 있었던 시대를 따라오라는 종용에 순응하지 않았던 요한공동체가 경주했던 거스름(resist)의 내용들을 전해주며 오늘을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줄 것이기에 저 또한 기대감 만점입니다. 젊은 목회자들이 갖고 있는 영적인 건강성과 지성적인 실력을 저부터 많이 배우는 시간으로 삼으려고 사모하고 있습니다. 수 년 전에 동기 목사들이 섬겨준 4인 4색 사역을 회고해 봅니다. 지성, 영성, 감성 영적 지도력이라는 네 가지 테제에 맞추어 친한 친구들이 세인 교회를 섬겨 주었습니다. 당시 교우들이 받은 감동과 은혜가 너무 컸던바 지금도 그때 사역을 그리워하는 교우들이 있습니다. 세인교회는 부흥회를 좋아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더 더군다나 일회적인 신비주의를 이용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식의 부흥회는 질색하는 교회입니다. ‘알라리 깔라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사람을 쓰러뜨리는 임파테이션에 대해 매우 경계하는 교회입니다. 이번에 진행되고 있는 수요 성회를 통해 무너진 지성적 영성이 다시 세워지고, 세인교회와 제천 지역에 신실한 ‘크리스티아노스’(그리스도인)들이 다시 일어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해 봅니다. 사족 하나, 강사들이 뿌리고 간 그 뒤에 은혜를 이어가야 하는 담임목사의 뒷감당은 정말로 만만치 않습니다. 강사들이 너무 잘해도 저는 죽을 맛입니다.(ㅎㅎ)
교우들이 제게 방 빼세요! 라고 협박하지 못하도록 뒷감당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두 번의 집회에 전무했던 은혜가 봇물처럼 흘러넘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