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행복했던 상견례 이미 자녀를 출가시킨 친구 목사들이 제게 말했습니다. “이 목사, 상견례 자리 정말로 불편한 자리다.” 지난 월요일에 이 불편한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친구들이 겁을 주는 탓에 조금은 긴장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소위 늦장마가 막 시작된 날이라서 일찍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래픽 때문에 본의 아니게 약속 장소에 10분 정도 지각해서 첫 만남부터 사돈댁에 결례를 했습니다. 지각한 사돈이 불편했을 텐데 사돈 내외는 조금의 내색 없이 저희 부부를 반갑게 맞이해 주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이 약 1시간 정도 지속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들과 예비 며느리가 너무 긴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는 했지만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일이기에 아이들이 힘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침 안사돈이 목회자이다 보니 대화의 내용 자체가 서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대화가 중단되는 어색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안사돈이 딸을 목회자의 아내로 보내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영적인 양육 과정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감사가 제게 임했습니다. 특히 예비 사위를 위해 벌써부터 진솔하게 중보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부부가 부족해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내용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또 한 명의 기도응원자가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아내가 특히 감사해 하고 있어 저 역시 너무 행복한 상견례 자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두 사람을 위해서 더 세밀하게 기도해주기로 마음을 같이 하고 그렇게 상견례 자리를 끝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하는데 아들과 예비 며느리가 서로 쇼핑백을 하나씩 꺼내더니 아들은 사돈 가정에, 예비 며느리는 우리들에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우리들이 상견례에 대해 공부하고 나왔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양가 부모님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해서 드리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어서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상견례 공부까지 하고 나온 아이들이 얼마나 긴장했을까 생각하니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믿음 안에서 두 사람이 만나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서로 중보 하는 동역자를 만난 것만 해도 하나님의 적절하신 은혜가 아닐까 싶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한 상견례 자리였습니다. 만남을 뒤로 하고 주차장으로 따라 나온 예비 며느리가 제 팔짱을 끼며 말했습니다. “아버님, 서울까지 올라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예쁜 며느리가 되도록 노력할 게요. 환하게 웃으며 애교를 부리는 아이를 보면서 얼마나 사랑스럽든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질세라 반대편에서 안사돈이 아들을 안아주며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제 상견례도 마쳤으니 우리 사위 좀 안아보자.” 따뜻하기 안아주는 안사돈의 사랑 때문에 또 감사했습니다. 내려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말했습니다. “아들을 위해 중보 해주는 응원자가 또 한 명 생겨 너무 감사해요.” 두 사람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남은 자의 역할을 감당해 주는 사역자들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은지야, 고마워. 우리 아들을 선택해주어서. 사랑한다.” |